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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콜리플라워
여러분은 콜리플라워(브로콜리와 비슷한 채소인데 꽃양배추라고도 해요.)를 좋아하나요? 시들고 검게 변한 콜리플라워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얕은 만이나 호수에서 자라는 바위와 비슷하게 생겼어요.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하는 바위이지요. 그 바위는 정말 특이해요. 콜리플라워와 비슷하게 생겨서가 아니라 계속 자라고 있기 때문이에요. 썩은 콜리플라워를 빼닮은 그 바위들은 지구에 나타난 최초의 생명체를 이해하는 열쇠랍니다.
미생물과 진흙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미생물이 만든 바위덩이리에요. 그 특별한 미생물의 이름은 시아노박테리아예요. 시아노박테리아는 진득진득한 는지렁이(끈끈하고 물크러질 정도로 힘없이 처지거나 물러지는 액체)로 싸여 있어서 물속을 떠다니는 미세한 진흙 알갱이들이 잘 달라붙어요. 게다가 이 미생물은 진흙을 단단히 굳힐 수 있어요. 진흙 알갱이 위에 진흙 알갱이가 계속 달라붙어서 결국 무릎 높이의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만들어지지요.
우리는 미생물, 특히 시아노박테리아에게 큰 신세를 지고 있어요. 과거에 이 미생물들은 지금 우리가 숨 쉬는 산소를 만들었어요. 이 미생물들이 광합성을 처음 시작하자, 산소는 방울방울 바닷물 속으로 녹아들었어요. 그 결과 공기 중에도 산소가 많아졌지요. 그때쯤 단순한 박테리아 세포의 일부가 한데 모여 살기 시작했어요. 또 어떤 것들은 다른 세포 속으로 들어가 살게 됐지요. 그렇게 해서 해조류가 처음 등장했어요. 그 뒤 다른 세포들이 한데 합쳐져서 세포들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이 세포들이 진화해서 등장한 게 최초의 동물이랍니다.
말랑말랑한 동물들이 득실득실
이런 세상에! 정말 약 오르는 일이 생겼어요. 여러분은 어제 하루 종일 수선화를 심었어요. 그런데 이웃집 고양이가 정원을 여기저기 파 놓은 거지요. 더 끔찍한 건 이렇게 못된 짓을 한 고양이가 구덩이에 똥까지 싸고 제대로 덮어 놓지도 않았다는 거예요. 웩! 그런데 이 일이 화석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화석(지질 시대에 살던 동식물의 일부나 전체, 또는 흔적이 남아 있는 걸 말해요.)’은 영어로 파슬(fossil)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땅속에서 파낸 것’을 뜻하는 라틴어 포실리스(fossilis)에서 왔어요. 고양이가 땅을 파서 수선화 줄기를 파낸 것과 마찬가지지요.
파헤쳐진 화단에 대해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여러분이 고양이를 범인으로 여긴다는 거예요. 고양이가 파헤치는 걸 직접 봤나요? 그런데 어떻게 고양이 짓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범인을 알게 된 건 탐정이나 고생물 학자처럼 단서를 가지고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알아냈기 때문이에요. 파헤쳐진 흙과 고양이 똥이 단서예요. 그만하면 충분하지요.
발자국과 흔적의 추적
가장 오래된 동물 화석과 고양이가 파헤친 화단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오래된 화석은 ‘흔적 화석’이에요. 모든 화석이 뼈나 껍데기 같은 생물체의 일부분인 건 아니지요. 공룡 발자국이나 작은 벌레가 모레 위를 기어간 자국처럼 동물의 생활 흔적이 보존된 걸 ‘흔적 화석’이라고 해요.
매트리스 화석
최초의 동물이 실제로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고 싶다면 5억 5000만 년 전으로 가야 해요. 이 시기의 지층에서는 이상하게 생긴 화석이 많이 발견됐는데 발견지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이름을 따서 ‘에디아카라’ 화석 이라고 부른답니다. 그중 한 종류는 솜을 넣고 누벼서 만든 매트리스나 타이어 비슷하게 생겼어요. 에디아카라 동물 무리는 모두 소화관이 없어요. 에디아카라 화석들은 보존 상태가 좋았지만, 고생물학자들이 그 화석들에서 입이나 소화관, 항문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어요.
먹거나 먹히거나
미생물과 해조류, 희한한 모습의 에디아카라 생물들과 함께 30억 년이 흐른 뒤, 이제 바다에는 수많은 해양 동물이 우글거리기 시작했어요. 어떤 것들은 서로를 잡아먹었답니다.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는 능력은 그 뒤 5억 년 동안 다른 모든 동물의 생김새에 영향을 미쳤어요. 이때 이후로 동물들은 먹잇감을 더 잘 찾거나, 다른 동물의 먹잇감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했지요.
화석 갑옷
먹이가 되는 동물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스스로를 보호할 방법을 찾는 거였지요.
많은 동물들이 아주 놀라운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시작했어요. 스스로 갑옷을 만들어 낸 거예요. 다양한 동물이 제 몸에서 보호막이 자라도록 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게 되었어요. 그 보호막은 단단한 껍데기를 이루어서 새로 나타난 포식자들로부터 몸을 보호해 주었답니다.
화석 벌레를 파내다
1909년 월컷과 그의 가족은 그 암석층에서 수만 개에 이르는 화석을 수집했는데, 정말 이상하게 생긴 것들도 있었어요. 그중에 내가 특히 좋아하는 동물은 크기가 가운뎃손가락만 한 오파비니아에요. 몸에 체절이 있는 이 기묘한 동물은 퉁방울눈이 다섯 개나 있었어요. 입이 있어야 할 곳에는 진공청소기처럼 생긴 주동이가 길게 뻗어 나와 있었어요.
또 하나 기이하게 생긴 동물은 10원짜리 동전 크기의 위왁시아예요. 위왁시아의 몸은 커다란 갑옷으로 덮여 있고 등에는 나이프처럼 생긴 가시가 잔뜩 나 있어요.
기이한 생김새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동물은 또 있어요. 머리는 알뿌리 모양이고 몸에는 가시와 긴 다리가 달려 있는 동물인데, 이름까지 기이하지요. 바로 할루키게니아예요.
물에서 나오다
배고픈 포식자를 피하는 방법 한 가지는 그들이 따라올 수 없는 곳으로 피하는 거예요. 약 5억 년 전, 몇몇 동물이 이 방법을 사용했어요. 뭍으로 첫발을 내디딘 거예요. 생명체가 처음 등장한 이후로 동물들은 줄곧 바다에 살았어요. 그러다가 몇몇 절지동물이 물 밖에서 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공격을 해 대는 커다란 동물들을 피해 도망칠 수 있었지요.
얘들아, 조심해!
작은 절지동물들이 바다에서 육지로 도망치자, 덩치 큰 골목대장들도 오래지 않아 먹을거리를 찾아 육지로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약 4억 5000만 년 전에 생긴 화석 발자국들은 특이한 짐승들이 모래 강둑을 따라 터벅터벅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어요. 특히 놀라운 건 광익류(전갈 비슷한 바다의 절지동물) 동물의 발자국이지요. 전갈처럼 생긴 광익류는 몸길이가 2미터까지 자랐어요. 이 거대한 생물은 분명 무서운 포식자였을 거예요.
걷는 물고기
바다에 나타난 물고기의 후손이 육지에 첫발을 내디딘 건 그로부터 1억 년이나 흐른 뒤였어요. 그 후손은 양서류(어류와 파충류의 중간으로 개구리가 양서류에 속해요.)예요. 제일 처음 육지로 올라온 어류는 앞발의 뼈가 사람 팔처럼 진화한 것들이었어요. 앞발에는 발가락 대신 지느러미가 달려 있었어요. 그 뒤 아칸토스테가가 나타났어요. 이 동물은 앞발에 지느러미 대신 발가락이 있었어요. 화석을 살펴보면 이 원시 양서류는 여전히 아가미로 숨을 쉬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 후 네 발이 달린 이 이상한 물고기들은 물 밖에서 점점 더 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마침내 어떤 것들은 이제 막 땅을 덮기 시작한 숲에서 살기 시작했지요.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이 나타난 거랍니다. 그리고 수백만, 수천만, 수억 년 뒤, 그들에게서 공룡과 새, 고슴도치와 사람이 진화해서 나타났어요.
치열한 경쟁의 승리자
고르고놉시드과의 동물들은 2억 5000만 년 전 육지를 지배했답니다. 고르고놉시드 무리는 희한하게 생긴 파충류인데 전 세계에 퍼져 살았어요. 여러분은 지금까지 공룡의 생김새가 가장 이상하다고 생각했을지 몰라요. 하지만 공룡보다 훨씬 더 이른 시기에 약 1억 년 동안 이 세상을 지배한 고르고놉시드 무리도 공룡 못지 않았었어요. 더 희한한 일은 그 동물들에서 지금까지 이 세상에 나타난 모든 포유류가 진화해 나왔다는 거예요. 사람을 포함해서요.
세기의 돛
이 포유류형 파충류 중 하나는 정말 특이했어요. 디메트로돈이라는 이 동물은 신기하게도 등에 돛이 달려 있었어요. 척추에서 아주 길고 가느다란 가시가 뻗어 나와 있던 거예요. 가시와 가시 사이는 얇은 막이 덮고 있었어요. 돛은 아마 체온을 조절하는 일을 맡아 했을 거예요. 오늘날의 도마뱀과 뱀처럼, 디메트로돈은 변온동물이었어요. 그래서 포유류가 아니라 포유류형 파충류라고 하는 거예요. 디메트로돈은 ‘반룡류’라는 무리에 속해요.
수궁류
약 2억 6500만 년 전에는 대부분의 반룡류가 멸종했어요. 그리고 새로운 포유류형 파충류가 그 빈자리를 차지했어요. 바로 수궁류예요. 수궁류는 갖가지 동물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우승 후보였답니다. 수궁류는 커다란 몸집과 뭉툭한 다리, 짤막한 꼬리, 송곳니가 밖으로 튀어나온 커다란 모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수궁류 대부분이 하마와 악어를 합성한 것 같은 모양이었지요.
수궁류는 반룡류보다는 포유류 쪽에 훨씬 더 가까웠어요.
포유류의 등장
포유류형 파충류가 진화 과정을 거쳐 전형적인 파충류가 되기까지 그들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그렇다면 최초의 전형적인 포유류는 포유류형 파충류와 어떤 점이 다를까요? 포유류는 도마뱀보다 뇌가 더 크고, 새끼를 낳지요. 그리고 포유류는 훨씬 더 활동적이고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어요.
수궁류는 결국 공룡과의 생존 경쟁에서 지고 말았지만 최후의 승자는 수궁류랍니다. 그들은 뾰족뒤쥐(숲에 사는 쥐와 비슷한 동물)처럼 생긴 작은 포유류에게 자기가 지닌 모든 유용한 특징을 물려주었어요. 그리고 6500만 년 전 공룡들이 멸종하자, 포유류가 그 빈자리를 이어받았지요. 지난 6000만 년 동안 포유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던 기반은 모두 수궁류가 닦아 놓은 거랍니다.
인간과 다른 포유류가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하늘을 나는 곤충의 무리에 새가 합류했어요. 또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여기저기서 자라기 시작했어요.
는지렁이로 덮인 미생물이 진화해서 작은 벌레가 되고,
그 벌레가 진화를 거듭해서 우리가 됐으니까요!
정말이에요! 우리는 는지렁이 속에서 시작된 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