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2번째 칼럼을 쓰기 전에 한 가지 분명하게 하고 들어가야겠다.

 

http://www.cyworld.com/movistach/2496180

 

위 링크는 필자가 얼마전에 쓴 게시물이다.

위 글은 종교에 빗대서 쓴 거고, 개인적인 감정이 좀 많이 들어갔지만,

좀 더 냉정하게 정치적으로 따지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인 죽음이다.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그건 모른다.

하지만, 결과가 그렇게 돼 버렸다.

아래 글도 참조하시라. 아래 글을 읽으면 더욱 확실해진다.

 

寒士(한사)님의 블로그 : "노무현 대통령 서거 - 지옥문이 열렸다"

http://coldera.tistory.com/entry/노무현-대통령-서거-지옥문이-열렸다

 

 

그렇다. 지금 현 정권은 자살이기 때문에 되돌아오는 정치적 역풍이 심각하다.

 

 

그런데 여기에 최근 타살설 내지는 그에 준하는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아래 기사들을 보시라.

 

1. 조갑제 "盧 실족에 의한 추락사 가능성"

http://news.mt.co.kr/view/mtview.php?no=2009052710245438067&type=2&HEV1

 

한줄 요약 : 자살 단정을 보류하고 일단 '추락사'로 중립화시켜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2. 경호관, 정토원에 전화해 사건은폐 기도

http://news.cyworld.com/view/20090527n11972

 

 

3. 경호관, 왜 거짓말을 했나...꼬리 무는 의혹

http://news.cyworld.com/view/20090527n00281

 

 

 

눈을 부릅뜨고 살펴보자.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먼저 1번 기사의 경우 꼴통보수의 선두주자인 조갑제가 나서서 "진상을 규명하라"라고 하고 있다.

그리고, 2, 3번기사를 쓴 매체는 조선일보와 데일리안이다.

데일리안은 프레시안에 반대되는 보수 매체다.

보수매체가 오히려 자살설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조갑제나 조선일보, 그리고 데일리안,

셋 다 'MB 프렌들리'이면서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에 앞장서서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여태까지처럼 흔한 '어느 정치인의 의문의 죽음'같은 사건과는 다르다.

보통 정치인이 돌연사 혹은 의문사를 하는 경우,

이 정치인은 '뭔가 상위 권력에 불리한 사실을 알고있었기 때문에' 의문사를 '당했다'고 추정한다.

일반적인 '정치 음모론'의 패턴은 이렇다.

'뭔가 불리한 사실의 폭로를 입막음 하기 위해 죽였다.'

달리 말하자면, 타살로서 정치적 불이익을 벗어나는 것.

그리고 이는, 자살로 위장함으로써 상위 권력에 불리한 정치적 연관성이 없어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정 반대였다.

자살이기 때문에 현 정권에 불리한 정치적 연관성이 생기는 형국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내세운 신조마저 정 반대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렴, 결백'을 신조로 하는 정치인이었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거 알 거 없고 경제만 살리면 된다'라고 해서 당선 된 정치인이었다.

이미 애초부터 이명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 비해 '도덕성'이라는 약점을 쥐고있었다.

거기에 가세된 박연차 게이트.

안 그래도 박연차 게이트 수사 초기 단계부터 '편파수사'라며 비난을 받았으며,

언론은 여기에 가세해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한채 혐의 단계에서 '비리'로 단정지어 보도했다.

이쯤 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기 전부터 이미 이명박 대통령에게 불만이 제기된다.

이명박 대통령 전과 기록이 있는 사람이며,

사실 따지고보면 그 아래 있는 정권의 사람들 또한 떳떳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천신일 의혹도 수사가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편파수사, 편파보도를 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격할 자격이 있느냐.

애초부터 현 정권의 진정성에 대한 불만의 여지를 내포하고 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작년부터 이어진 촛불시위까지 포함해서,

현 정권에 대한 '진정성'의 불만이 이미 많은 시민들의 생각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 불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이 방아쇠(Trigger)가 되어 터져나오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쓴 유서로 인해서.

자격도 제대로 지니지 못한 채 전직 대통령을 공격함으로써 자신들을 정당화하려 했으나,

그것이 이제 역풍이 되어 자신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오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 그가 쓴 유서가,

현 정권을 총체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으로 역전됐다.

 

그런데 만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타살'이었다면 어떨까?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알고보니 진범이 따로 있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현 정권의 상황은 정치적으로도 매우 달라진다.

타살이며, 진범이 있다면 그 범인은 개인, 기껏해야 공범자 1~2명정도.

그러면, 이제 현 정권은 "쟤가 나쁜놈이야"라고 이목을 집중시킴으로써 정치적인 곤경을 벗어나게 된다.

 

"알고 보니 정신이상자"

"평소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에 개인적 원한"

"이명박 대통령, 진범에 대해 강력한 검찰 수사 촉구"

"한나라당 모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 타살은 매우 끔찍한 일'"

 

등등. 안 봐도 비디오다.

 

일부 분들은 여기서 음모론을 제기한다.

'혹시나 현 정권이 개입된 타살이아니냐. 그것을 감추기 위해 자살로 위장한 것 일수도 있지 않을까'

 

절대 그럴리가 없다. 그럴리가 없는 이유를 알려주겠다.

 

아까도 말했듯이,

기존의 음모론은 자살로 위장함으로써 상위 권력에 불리한 정치적 연관성이 없어진다 라는 것이지만

노무현의 죽음은 자살이기 때문에 현 정권에 불리한 정치적 연관성이 생긴다 라는 것이다.

그러니 현 정권에 아무런 이득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현 정권이야말로 제발 타살이었으면, 하고 바래야 될 판이다.

 

조갑제같은 사람이 위 기사에서처럼 말하는 건 "진상을 규명하라"가 아니다.

누군가 '범인(개인)'을 세우고, 그 개인을 희생양으로 자기네의 정치적 곤경을 벗어나기 위함이다.

 

 

일단 '개인'인 '진범'이 존재한다, 그런 사실이 있기만 하면

설사 그 진범에 현 정부가 개입돼어 있다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진범이 존재하는데 그 진범이 '나 사실, 누구한테 사주받았어'라고 진술한다고 해도말이다.

그래도 결국 진범 혼자 전부 뒤집어쓰고 희생양이 되는 상황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왜냐고?

 

정치인의 권력은, 특히나 기득권이나 집권층의 권력은 가공할만한 것이다.

그게 어느 정도냐면, 만일 타살한 진범이 '자기는 현 정부의 사주를 받았다'라고 진술한다해도
현 정권에서 그 진술을 번복할 모든 종류의 언론 동원 및 증거 조작이 충분히 가능하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서 그랬듯이)

그냥 진범을 '정신이상자'정도로 몰아버리면 간단하게 끝나버린다.

 

이런 종류의 사건에 '진범'이 있다면, 그리고 그가 누구로부터 사주를 받았다면,

사주를 받았다는 것을 증명할 유일한 방법은 '법적 증거' 뿐이다.

촛불 하나도 시청앞 광장을 못 지나가게 검찰과 경찰까지 동원하는 현 정부의 능력으로는,

진범 한 두명의 법적 증거정도는 무마시키는 거 식은 죽 먹기다.

법적 증거만 무마시키면, 그걸로 게임 셋이다.

 

만약에 진범이 '나, 현정부한테 사주받았어.'라고 한다면, 그 말을 들은 '여론'이 있지 않냐고?

여론이 있기 때문에 저들이 그 폭로를 두려워할거라고?

틀렸다. 안타깝게도.

 

작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때 광우병 논란이 일던 때를 잠시 생각해보자.

당시에 이명박 정권과 보수 언론이 그토록 MBC PD수첩 죽이기에 열중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일차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이 있다'라는 '증거'를 무마시키기 위함이었다.

물론, 왜곡보도는 일부 사실이지만, 어쨌든,

그 다음엔 어떻게 됐던가?

'객관적 증거(특히 법적 증거)'가 없어지면, 여론을 잠재우는건 시간 문제다.

'인터넷 괴담'정도로 이슈화 해버리면 된다.

'반박할 증거'를 무력화시켰으므로, 여론을 '괴담'으로 깎아내릴 수 있게 된다.

작년에 실제로 그랬다.

 

더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만약 '타살'이라면, 이는 형사재판이다.

광우병 소고기 때와 달리, 과학적 지식에 의한 입증도 불가능하다.

'법정증거주의'를 채택하는 우리나라 사법제도 하에서는,

형사재판이 벌어지면 '증거물'만이 '사주설'을 뒷받침할 유일한 수단이 된다.

그리고 그거 하나 없애는거, 현 정권의 힘으론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 정권의 사주를 받았다는 것을 증명할 '법적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사주설'을 듣고 분노하는 여론 정도야 '괴담설'로 무마 가능하다.

현 정권의 사주를 받았다고? 그거 증명할 수 있어? (법적으로) 증거가 있어?

증거도 없으면서 음모론 제기하지마. 너네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줄까? 라고 맞대응이 가능하니까.

그러므로, 설령 진짜로 타살이라고 하더라도,

진짜로 타살이며 거기에 어떤 음모가 개입돼있다 하더라도,

현 정권에 불리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명백한 '자살'에

보수언론과 단체들이 나서서 오히려 '의혹'을 제기하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타살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현 정권이 개입돼 있을리는 없다.

자기네 잘못이라면, 왜 굳이 스스로 그것을 밝히려 하겠는가?

 

그들의 의도는, 의혹설을 자꾸 제기함으로써 논점을 흐리려는 것이다.

'자살일까? 아닐까? 불확실하잖아?'라는 식으로 일부러 흐림으로써,

'명백한 자살'이면 자기네에게 돌아오는 정치적 역풍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수작이다.

 

개수작하지 마라.

 

그 분이 누구 때문에 돌아가셨는데,

그 분이 무엇 때문에 그토록 괴로워했는데,

자살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척 하면서 책임을 면해보자는 뻔뻔한 놈들.

고인을 욕되게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