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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에서 온 아이
촌에서 온 아이여 촌에서 어젯밤에 승합자동차를 타고 온 아이여 이렇게 추운데 웃동에 무슨 두룽이 같은 것을 하나 걸치고 아랫도리는 쪽 발가벗은 아이여 뽈다구에는 징기징기 앙광이를 그리고 머리칼이 놀한 아이여 너는 오늘 아침 무엇에 놀라서 우느구나 분명코 무슨 거짓되고 쓸데없는 것에 놀라서 그것이 네 맑고 참된 마음에 분해서 우는구나 이 집에 있는 다른 많은 아이들이 모도들 욕시 사납게 지게굳게 일부러 처을 돋혀서 어린아이들 치고는 너무나 큰소리로 너무나 튀겁많은 소리로 울어대는데 너만은 타고난 그 외마디 소리로 스스로웁게 삼가면서 우는구나 네 소리는 조금 썩심하니 쉬인 듯도 하다 네 소리에 내 마음은 반끗히 밝어오고 또 호끈히 더워오고 그리고 즐거워 온다 나는 너를 껴안어 올려서 네 머리를 쓰다듬고 힘껏 네 작은 손을 쥐고 흔들고 싶다 네 소리에 나는 촌 농사집의 저녁을 짓는 때 나주볕이 가득 들이운 밝은 방안에 혼자 앉어서 실 감기며 버선짝을 가지고 쓰렁쓰렁 노는 아이를 생각한다 또 여름날 낮 기운 때 어른들이 모두 벌에 나가고 텅 비인 집 토방에서 햇강아지의 쌀랑대는 성화를 받어가며 닭의 똥을 주어먹는 아이를 생각한다 촌에서 와서 오늘 아침 무엇이 분해서 우는 아이여 너는 분명히 하늘이 사랑하는 詩人이나 농사꾼이 될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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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동 : 윗도리.
두룽이 : 도롱이. 재래식 우장의 한 가지. 짚이나 띠 같은 풀로 안을 엮고 겉은 줄기를 드리워 끝이 너덜너덜함.
징기징기 : 세수를 안해서 볼어 더러운 자국이 드문드문 있는 얼룩.
앙광이 : 얼굴에 검정이나 먹 따위로 함부로 칠해 놓은 것.
지게굳게 : 타일러도 듣지 않고 고집스럽게.
튀겁 : 겁 (怯 : 겁낼겁)
스스로웁게 : 자연스럽게.
썩심하니 : 목이 쉰 소리를 내는.
반끗히 : 살짝.
호끈히 : '후끈히'의 작은 말.
나주볕 : 저녁 햇빛.
쓰렁쓰렁 : 남이 모르게 비밀리 하는 모양. 일을 건성으로 하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