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남도안(咸南道安)


 고원선(高原線) 종점(終點)인 이 작은 정거장(停車場)엔
 그렇게도 우쭐대며 달가불시며 뛰어오던 뽕뽕차(車)가
 가이없이 쓸쓸하니도 우두머니 서 있다

 해빛이 초롱불같이 희맑은데
 해정한 모래부리 플랫폼에선
 모두들 쩔쩔 끓는 구수한 귀이리차(茶)를 마신다

 칠성(七星)고기라는 고기의 쩜벙쩜벙 뛰노는 소리가
 쨋쨋하니 들려오는 호수(湖水)까지는
 들죽이 한불 새까마니 익어간 망연한 벌판을 지나가야 한다

 


달까불시며 : 작은 몸집으로 격에 맞지 않게 자꾸 까불며.
뽕뽕차 : 기동차(汽動車).
우두머니 : 우두커니.
해정한 : 깨끗하고 맑은.
모래부리 : 모래톱.
귀이리 : 귀리. 포아풀과의 일년생 또는 이년생 재배식물.
칠성고기 : 망둥이 사촌쯤 되는 고기. 물 위를 뛰어가는 버릇이 있다.
쨋쨋하니 : 아주 선명하게.
들죽 : 들쭉. 들쭉나무의 열매. 진홍색으로 단맛과 신맛이 함께 느껴지며 그냥 먹거나 술을 담가 먹는다.
한불 : 상당히 많은 것들이 한 표면을 덮고 있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