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安東)

 

이방(異邦) 거리는
비오듯 안개가 나리는 속에
안개 같은 비가 나리는 속에

이방(異邦) 거리는
콩기름 쪼리는 내음새 속에
섭누에번디 삶는 내음새 속에

이방(異邦) 거리는
도끼날 벼르는 돌물레 소리 속에
되광대 켜는 되양금 소리 속에

손톱을 시펄하니 기르고 기나긴 창꽈쯔를 즐즐 끌고 싶었다
만두(饅頭)꼬깔을 눌러쓰고 곰방대를 물고 가고 싶었다
이왕이면 향(香)내 높은 취향리(梨) 돌배 움퍽움퍽 씹으며 머리채 츠렁츠렁 발굽을 치느 꾸냥과 가즈런히 쌍마차 몰아가고 싶었다

 


섶누에 번디 : 섶누에(산누에)의 번데기.
돌물레 : 칼, 도끼, 가위 등의 무뎌진 날을 벼리게 만든 회전숫돌.
되양금 : 중국의 현악기로 양금과 비슷하다.
시펄하니 : 시퍼렇게. 위풍이나 권세가 당당하게.
창꽈쯔 : 장쾌자. 중국식 긴 저고리..
만두(饅頭) 고깔 : 만두 모양의 고깔.
취향리(梨) : 중국의 배. 맛이 좋음.
돌배 : 야생 배나무에서 나는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