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우소회(夜雨小懷)― 물닭의 소리 5

 

캄캄한 비 속에
새빨간 달이 뜨고
하이얀 꽃이 퓌고
먼바루 개가 짖는 밤은
어데서 물외 내음새 나는 밤이다

캄캄한 비 속에
새빨간 달이 뜨고
하이얀 꽃이 퓌고
먼바루 개가 짖고
어데서 물외 내음새 나는 밤은

나의 정다운 것들 가지 명태 노루 뫼추리 질동이 노랑나비 바구지꽃 메밀국수 남치마 자개짚세기 그리고 천희(天姬)라는 이름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밤이로구나

 


먼 바루 : 먼발치기. 조금 멀찍이 떨어져 있는 곳.
물외 : 오이
자개짚세기 : 작고 예쁜 조개껍데기들을 주워 짚신에 그득히 담아 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