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8 |
『사슴』
삼방(三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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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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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방(三防)
갈부던 같은 약수터의 山거리엔 나무그릇과 다래나무 지팽이가 많다 山너머 十五里서 나무둥치 차고 싸리신 신고 山비에 촉촉히 젖어서 藥물을 받으러 오는 두멧 아이들도 있다 아랫마을에서는 애기무당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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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7 |
『사슴』
여우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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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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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난골
박을 삶는 집 할아버지와 손자가 오른 지붕 위에 하늘빛이 진초록이다 우물의 물이 쓸 것만 같다
마을에서는 삼굿을 하는 날 건넛마을서 사람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문이 왔다
노란 싸릿잎이 한 불 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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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6 |
『사슴』
정문촌(旌門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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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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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촌(旌門村)
주홍칠이 낡은 旌門이 하나 마을 어구에 있었다 「孝子廬迪之之旌門」 - 먼지가 겹겹이 앉은 木刻의 額에 나는 열 살이 넘도록 갈지字 둘을 웃었다 아카시아꽃의 향기가 가득하니 꿀벌들이 많이 날아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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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5 |
『사슴』
창의문외(彰義門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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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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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문외(彰義門外)
무이밭에 흰나비 나는 집 밤나무 머루넝쿨 속에 키질하는 소리만이 들린다우물가에서 까치가 자꾸 짖거니 하면붉은 수탉이 높이 샛더미 위로 올랐다텃밭가 재래종의 임금(林檎) 낢에는 이제는 콩알만한 푸른 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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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4 |
『사슴』
정주성 ( 定州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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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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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성 ( 定州城 )
산텃 원두막은 비었나 불빛이 외롭다헝겊 심지에 아주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리 조을든 무너진 성(城)터반딧불이 난다 파란 혼(魂)들 같다어데서 말 있는 듯이 크다란 산(山)새 한 마리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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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시기(枾崎)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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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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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枾崎)의 바다
저녁밥때 비가 들어서 바다엔 배와 사람이 흥성하다.
참대창에 바다보다 푸른고기가 께우며 섬돌에 곱조개가 붙는 집의 복도에서는 배창에 고기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즉하니 물기에 누굿이 젖은 왕구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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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2 |
『사슴』
오금덩이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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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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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금덩이라는 곳
어스름저녁 국수당 돌각담의 수무나무 가지에 녀귀의 탱을 걸고 나물매 갖추어놓고 비난수를 하는 젊은 새악시들ㅡ 잘 먹고 가라 서리서리 물러가라 네 소원 풀었으니 다시 침노 말아라
벌개늪녘에서 바리깨를 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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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통영(統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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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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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統營)
옛날엔 통제사(統制使)가 있었다는 낡은 항구(港口)의 처녀들에겐 옛날이 가지 않은 천희(千姬)라는 이름이 많다미역오리같이 말라서 굴껍지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이 천희(千姬)의 하나를 나는 어느 오랜 객주집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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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절간의 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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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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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의 소 이야기
병이 들면 풀밭으로 가서 풀을 뜯는 소는 인간(人間)보다 영(靈)해서 열 걸음 안에 제 병을 낳게 할 약(藥)이 있는 줄을 안다고
수양산(首陽山)의 어느 오래된 절에서 칠십이 넘은 노장은 이런 이야기를 하며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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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9 |
『사슴』
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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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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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산(山)골에서는 집터를 츠고 달궤를 닦고
보름달 아래서 노루고기를 먹었다
츠고 : 치우고.달궤 : 달구질. 달구로 집터나 당을 단단히 다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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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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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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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아카시아들이 언제 흰 두레방석을 깔었나
어데서 물쿤 개비린내가 온다
(1935년 11월 「朝光」)
두레방석 : 짚으로 엮어 짠 둥그스레한 방석.물큰 : 냄새가 한꺼번에 확 풍기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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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7 |
『사슴』
수라(修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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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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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修羅)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나는 가슴이 짜릿한다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찬 밖이라도 새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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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여승(女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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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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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女僧)
여승(女僧)은 합장(合掌)하고 절을 했다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平安道)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여인(女人)은 나어린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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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머루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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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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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밤
불을 끈 방안에 횃대의 하이얀 옷이 멀리 추울 것같이
개 방위(方位)로 말방울 소리가 들려온다
문을 연다 머루빛 밤한울에송이버섯의 내음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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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 |
『사슴』
자류( 木石 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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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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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류( 木石 榴)
남방토(南方土) 풀 안 돋은 양지귀가 본이다햇비 멎은 저녁의 노을 먹고 산다 태고(太古)에 나서선인도(仙人圖)가 꿈이다고산정토(高山淨土)에 산약(山藥) 캐다 오다
달빛은 이향(異鄕)눈은 정기 속에 어우러진 싸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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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 |
『사슴』
쓸쓸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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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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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길
거적장사 하나 산(山)뒷 옆비탈을 오른다
아 - 따르는 사람도 없이 쓸쓸한 쓸쓸한 길이다
산(山) 가마귀만 울며 날고
도적갠가 개 하나 어정어정 떠러간다
이스라치전이 드나 머루전이 드나
수리취 땅버들의 하이얀 복이 서러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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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 |
『사슴』
산(山)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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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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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山) 비
산(山) 뽕잎에 빗방울이 친다
멧비둘기가 난다
나무등걸에서 자벌기가 고개를 들었다 멧비둘기 켠을 본다
자벌기 : 자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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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 |
『사슴』
청시(靑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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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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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시(靑枾)
별 많은 밤
하누바람이 불어서
푸른 감이 떨어진다 개가 즞는다
하누바람 : 하늬바람. 농가나 어촌에서 북풍을 이르는 말. 강원도에서는 서풍을 이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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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 |
『사슴』
흰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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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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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밤
옛성(城)의 돌담에 달이 올랐다
묵은 초가지붕에 박이
또 하나 달같이 하이얗게 밫난다
언젠가 마을에서 수절과부 하나가 목을 매여 죽은 밤도 이러한 밤이었다
(1935년 11월 「朝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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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 |
『사슴』
광원(曠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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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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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원(曠原)
흙꽃 이는 이른 봄의 무연한 벌을경편철도(輕便鐵道)가 노새의 맘을 먹고 지나간다
멀리 바다가 뵈이는가정거장(假停車場)도 없는 벌판에서차(車)는 머물고젊은 새악시 둘이 나린다
광원 : 넓은 평원. 흙꽃 : 흙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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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8 |
『사슴』
추일산조(秋日山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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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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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산조(秋日山朝)
아츰볕에 섶구슬이 한가로이 익은 골짝에서 꿩은 울어 산(山)울림과 장난을 한다
산(山)마루를 탄 사람들은 새꾼들인가파아란 한울에 떨어질 것같이웃음소리가 더러 산(山) 밑까지 들린다
순례(巡禮) 중이 산(山)을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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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7 |
『사슴』
성외(城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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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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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외(城外)
어두어오는 성문(城門) 밖의 거리도야지를 몰고 가는 사람이 있다
엿방 앞의 엿궤가 없다
양철통을 쩔렁거리며 달구지는 거리끝에서 강원도(江原道)로 간다는 길로 든다
술집 문창에 그느슥한 그림자는 머리를 얹혔다
엿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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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6 |
『사슴』
미명계(未明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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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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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명계(未明界)
자즌닭이 울어서 술국을 끓이는 듯한 추탕(鰍湯)집의 부엌은 뜨수할 것같이 불이 뿌연히 밝다 초롱이 히근하니 물지게꾼이 우물로 가며 별 사이에 바라보는 그믐달은 눈물이 어리었다
행길에는 선장 대여가는 장꾼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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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5 |
『사슴』
적경(寂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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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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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경(寂境)
신살구를 잘도 먹드니 눈오는 아침나어린 아내는 첫아들을 낳었다
인가(人家) 멀은 산(山)중에까치는 배나무에서 즞는다
컴컴한 부엌에서 늙은 홀아비의 시아부지가 미역국을 끓인다그 마을의 외따른 집에서도 산국을 끓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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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주막 (酒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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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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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막 ( 酒 幕 )
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 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八)모알상이 그 상 위엔 새파란 싸리를 그린 눈알만한 잔(盞)이 보였다
아들 아이는 범이라고 장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와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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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 |
『사슴』
하답(夏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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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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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답(夏沓)
짝새가 발부리에서 날은 논드렁에서 아이들은 개구리의 뒷다리를 구어먹었다 게구멍을 쑤시다 물쿤하고 배암을 잡은 눞의 피 같은 물이끼에 햇볕이 따그웠다 돌다리에 앉어 날버들치를 먹고 몸을 말리는 아이들은 물총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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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 |
『사슴』
초동일(初冬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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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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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일(初冬日)
흙담벽에 볕이 따사하니아이들은 물코를 흘리며 무감자를 먹었다 돌덜구에 천상수(天上水)가 차게복숭아남ㄱ에 시라리타래가 말러갔다
초동일 : 첫겨울날. 물코 : 물처럼 나오는 콧물. 돌덜구 : 돌절구. 천상수(天上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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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 |
『사슴』
오리 망아지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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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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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망아지 토끼
오리치를 놓으려 아배는 논으로 나려간 지 오래다오리는 동비탈에 그림자를 떨어트리며 날어가고 나는 동말랭이에서 강아지처럼 아배를 부르며 울다가시악이 나서는 등뒤 개울물에 아배의 신짝과 버선목과 대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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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고야 (古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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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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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古夜)
아배는 타관 가서 오지 않고 산(山)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 뒤로는 어느 산(山)골짜기에서 소를 잡아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이 쿵쿵거리며 다닌다
날기멍석을 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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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모닥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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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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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헝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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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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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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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방
낡은 질동이에는 갈 줄 모르는 늙은 집난이같이 송구떡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오지항아리에는 삼촌이 밥보다 좋아하는 찹쌀탁주가 있어서삼촌의 임내를 내어가며 나와 사춘은 시큼털털한 술을 잘도 채어 먹었다
제삿날이면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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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여우난 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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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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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난 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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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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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6 |
『사슴』
가즈랑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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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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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집
.승냥이가 새끼를 치는 전에는 쇠메 든 도적이 났다는 가즈랑 고개
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산 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짐승을 쫓는 갱제미 소리가 무서웁게 들려오는 집 닭 개 짐승을 못 놓는 멧도야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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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5 |
일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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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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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눈은 푹푹 날리고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나타샤와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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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4 |
일반
통영 (統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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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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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統營)
구마산(舊馬山)의 선창에선 좋아하는 사람이 울며 나리는 배에 올라서 오는 물길이 반날 갓 나는 고당은 가깝기도 하다 바람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 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파래에 아개미에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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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흰 바람벽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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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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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바람벽이 있어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간다
이 흰 바람벽에희미한 십오촉(十五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 던지고 때글은 낡은 무명 샷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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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 |
일반
남신의주(南新義州) 유동(柳洞) 박시봉방(朴時逢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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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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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신의주(南新義州) 유동(柳洞) 박시봉방(朴時逢方)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끝에 헤메이었다. 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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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무지개 뻗치듯 만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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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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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뻗치듯 만세교
함마 천 평 넓은 벌이 툭 터진 곳에 동해 좋은 바다가 곁들이고 신흥, 장진 선선한 바람이 넘나들고…… 함흥은 서늘업게 태어난 고장이다. 아카시아, 백양목의 그늘이 좋고 드높은 하늘에 구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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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 |
수필
입춘(立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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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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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
이번 겨울은 소대한 추위를 모두 천안 삼거리 마른 능수버들 아래 맞았다. 일이 있어 충청도 진천(鎭川)으로 가던 날에 모두 소대한이 들었던 것이다. 나는 공교로이 타관 길에서 이런 이름 있는 날의 추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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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동해(東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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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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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東海)
동해(東海)여, 오늘밤은 이렇게 무더워 나는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거리를 거닙네.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거리 거닐면 어데서 닉닉한 비릿한 짠물 내음새 풍겨오는데, 동해여 아마 이것은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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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8 |
수필
편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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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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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지
이 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닭이 울어서 귀신이 제 집으로 가고 육보름날이 오겠습니다. 이 좋은 밤에 시꺼먼 잠을 자면 하이얗게 눈썹이 센다는 말은 얼마나 무서운 말입니까. 육보름이면 옛사람들의 인정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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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 |
수필
마포(麻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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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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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麻浦)
사장(沙場)은 물새가 없이 너무 너르고 그 건너 포플라의 행렬은 이 개포의 돛대들보다 더 위엄이 있다. 오래 머물지 못하는 돛대들이 쫓겨 달아나듯이 하구(河口)를 미끄러져 도망해 버린다. 나무 없는 건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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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6 |
수필
소월(素月)과 조선생(曺先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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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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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素月)과 조선생(曺先生)
나는 며칠 전 안서 선생님한테로 소월이 생전 손으로 놓지 않던 '노트' 한 권을 빌려 왔다.
장장이 소월의 시와 사람이 살고 있어서 나는 이 책을 뒤지면서 이상한 흥분을 금하지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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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5 |
수필
가재미ㆍ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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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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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미ㆍ나귀
동해(東海) 가까운 거리로 와서 나는 가재미와 가장 친하다. 광어, 문어, 고등어, 평메, 횃대…… 생선이 많지만 모두 한두 끼에 나를 물리게 하고 만다. 그저 한없이 착하고 정다운 가재미만이 흰밥과 빨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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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 |
미발표
단풍 (丹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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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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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丹 楓)
빨간 물 짙게 든 얼굴이 아름답지 않느뇨. 빨간 정(情) 무르녹는 마음이 아름답지 않으뇨. 단풍든 시절은 새빨간 웃음을 웃고 새빨간 말을 지즐댄다. 어데 청춘(靑春)을 보낸 서러움이 있느뇨. 어데 노사(老死)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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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 |
미발표
나 취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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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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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취했노라
노리다께 가스오(則武三雄)에게
나 취했노라
나 오래된 스코틀랜드의 술에 취했노라
나 슬픔에 취했노라
나 행복해진다는 생각에 또한 불행해진다는 생각에 취했노라
나 이 밤의 허무한 인생에 취했노라
<原文>
われ 醉へり
わ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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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 |
미발표
이주하 이곳에 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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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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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 이곳에 눕다
가난한 아들로 단천에 나니
재간이 뛰어났다
자라 영생에 배우고
뒤에 영신에 가르칠새
맑고 고요한 마음이
하늘과 사람을 기쁘게 하였다
뜻을 두고 스물세 살로
동해에 가니
우리들의 정은 울다
단천 : 함경남도 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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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 |
미발표
늙은 갈대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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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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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갈대의 독백
해가 진다 갈새는 얼마 아니하야 잠이 든다물닭도 쉬이 어느 낯설은 논드렁에서 돌아온다바람이 마을을 오면 그때 우리는 섧게 늙음의 이야기를 편다
보름달이면 갈거이와 함께 이 언덕에서 달보기를 한다강물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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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 |
미발표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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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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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나는 고독과 나란히 걸어간다휘파람 호이호이 불며교외(郊外)로 풀밭길의 이슬을 찬다 문득 옛일이 생각키움은 ―그 시절이 조아졌음이라뒷산 솔밭 속의 늙은 무덤 하나밤마다 우리를 맞아 주었지만 어떠냐!
그때 우리는 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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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시
집게네 네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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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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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네 네형제
어느 바다가물웅덩이에깊지도 얕지도 않은물웅덩이에집게 네 형제가살고 있었네
막내 동생 하나를내어놓은집게네 세 형제그 누구나집게로 태어난 것부끄러웠네
남들 같이굳은 껍질쓰고남들 같이고운 껍질 쓰고뽐내며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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