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게네 네형제

 

어느 바다가
물웅덩이에
깊지도 얕지도 않은
물웅덩이에
집게 네 형제가
살고 있었네

막내 동생 하나를
내어놓은
집게네 세 형제
그 누구나
집게로 태어난 것
부끄러웠네

남들 같이
굳은 껍질쓰고
남들 같이
고운 껍질 쓰고
뽐내며 사는 것이
부러웠네

그래서
맏형은
굳고 굳은
강달소라 껍질 쓰고
강달소라 꼴을 하고
강달소라 짓을 했네

그래서
둘째 동생은
곱고 고운
배꼽조개 껍질 쓰고
배꼽조개 꼴을 하고
배꼽조개 짓을 했네

그래서
셋째 동생은
곱고도 굳은
우렁이 껍질 쓰고
우렁이 꼴을 하고
우렁이 짓을 했네

그러나
막내동생은
아무것도 아니 쓰고
아무 꼴도 아니 하고
아무 짓도 아니 하고
집게로 태어난 것
부끄러워 아니 했네

그런데
어느 하루
밀물이 많이 밀어
물웅덩이 밀물에
잡겨버렸네

이때에 그만이야
강달소라 먹고 사는
이빨 센 오뎅이가
밀물 다라
떠들어 와
강달소라 보더니만
우두둑 우두둑
깨물었네

강달소라 껍질 쓰고
강달소라 꼴을 하고
강달소라 짓을 하던
맏형 집게는
이렇게 죽고 말았네

그런데
어느 하루
난데없는 낚시질꾼
주춤주춤 오더니
물웅더이 기웃했네

이때에 그만이야
망둥이 미끼하는
배꼽조개 보더니만
낚시질꾼
얼른 주워
돌에 놓고 돌로 쳐서
오지끈 오지끈
부서졌네

배꼽조개 껍질 쓰고
배꼽조개 꼴을 하고
배꼽조개 짓을 하던
둘째 동생 집게는
이렇게 죽고 말았네

그런데
어느 하루
부리 굳은 황새가
진창 묻은 발 씻으러
물웅덩이 찾아왔네

이때에 그만이야
황새가 좋아하는
우렁이 하나
기어가자
황새는 굳은 부리
우렁이 등에 쿡 박고
오싹 바싹
쪼박냈네

우렁이 껍질 쓰고
우렁이 꼴을 하고
우렁이 짓을 하던
셋째 동생 집게는
이렇게 죽고 말았네

그러나
막내동생
아무것도 아니 쓰고
아무 꼴도 아니 하고
아무 짓도 아니 해서
오뎅이가 떠와도
겁 안 나고
낚시질꾼 기웃해도
겁 안 나고
항새가 찾아와도
겁 안 났네

집게로 태어난 것
부끄러워 아니하는
막내동생 집게는
평안하게 잘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