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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삼방(三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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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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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방(三防)
갈부던 같은 약수터의 山거리엔 나무그릇과 다래나무 지팽이가 많다 山너머 十五里서 나무둥치 차고 싸리신 신고 山비에 촉촉히 젖어서 藥물을 받으러 오는 두멧 아이들도 있다 아랫마을에서는 애기무당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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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여우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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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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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난골
박을 삶는 집 할아버지와 손자가 오른 지붕 위에 하늘빛이 진초록이다 우물의 물이 쓸 것만 같다
마을에서는 삼굿을 하는 날 건넛마을서 사람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문이 왔다
노란 싸릿잎이 한 불 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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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정문촌(旌門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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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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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촌(旌門村)
주홍칠이 낡은 旌門이 하나 마을 어구에 있었다 「孝子廬迪之之旌門」 - 먼지가 겹겹이 앉은 木刻의 額에 나는 열 살이 넘도록 갈지字 둘을 웃었다 아카시아꽃의 향기가 가득하니 꿀벌들이 많이 날아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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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창의문외(彰義門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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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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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문외(彰義門外)
무이밭에 흰나비 나는 집 밤나무 머루넝쿨 속에 키질하는 소리만이 들린다우물가에서 까치가 자꾸 짖거니 하면붉은 수탉이 높이 샛더미 위로 올랐다텃밭가 재래종의 임금(林檎) 낢에는 이제는 콩알만한 푸른 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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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정주성 ( 定州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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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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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성 ( 定州城 )
산텃 원두막은 비었나 불빛이 외롭다헝겊 심지에 아주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리 조을든 무너진 성(城)터반딧불이 난다 파란 혼(魂)들 같다어데서 말 있는 듯이 크다란 산(山)새 한 마리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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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시기(枾崎)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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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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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枾崎)의 바다
저녁밥때 비가 들어서 바다엔 배와 사람이 흥성하다.
참대창에 바다보다 푸른고기가 께우며 섬돌에 곱조개가 붙는 집의 복도에서는 배창에 고기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즉하니 물기에 누굿이 젖은 왕구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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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오금덩이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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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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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금덩이라는 곳
어스름저녁 국수당 돌각담의 수무나무 가지에 녀귀의 탱을 걸고 나물매 갖추어놓고 비난수를 하는 젊은 새악시들ㅡ 잘 먹고 가라 서리서리 물러가라 네 소원 풀었으니 다시 침노 말아라
벌개늪녘에서 바리깨를 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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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통영(統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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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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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統營)
옛날엔 통제사(統制使)가 있었다는 낡은 항구(港口)의 처녀들에겐 옛날이 가지 않은 천희(千姬)라는 이름이 많다미역오리같이 말라서 굴껍지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이 천희(千姬)의 하나를 나는 어느 오랜 객주집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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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절간의 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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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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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의 소 이야기
병이 들면 풀밭으로 가서 풀을 뜯는 소는 인간(人間)보다 영(靈)해서 열 걸음 안에 제 병을 낳게 할 약(藥)이 있는 줄을 안다고
수양산(首陽山)의 어느 오래된 절에서 칠십이 넘은 노장은 이런 이야기를 하며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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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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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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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산(山)골에서는 집터를 츠고 달궤를 닦고
보름달 아래서 노루고기를 먹었다
츠고 : 치우고.달궤 : 달구질. 달구로 집터나 당을 단단히 다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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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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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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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아카시아들이 언제 흰 두레방석을 깔었나
어데서 물쿤 개비린내가 온다
(1935년 11월 「朝光」)
두레방석 : 짚으로 엮어 짠 둥그스레한 방석.물큰 : 냄새가 한꺼번에 확 풍기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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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수라(修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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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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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修羅)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나는 가슴이 짜릿한다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찬 밖이라도 새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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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여승(女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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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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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女僧)
여승(女僧)은 합장(合掌)하고 절을 했다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平安道)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여인(女人)은 나어린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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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머루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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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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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밤
불을 끈 방안에 횃대의 하이얀 옷이 멀리 추울 것같이
개 방위(方位)로 말방울 소리가 들려온다
문을 연다 머루빛 밤한울에송이버섯의 내음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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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자류( 木石 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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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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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류( 木石 榴)
남방토(南方土) 풀 안 돋은 양지귀가 본이다햇비 멎은 저녁의 노을 먹고 산다 태고(太古)에 나서선인도(仙人圖)가 꿈이다고산정토(高山淨土)에 산약(山藥) 캐다 오다
달빛은 이향(異鄕)눈은 정기 속에 어우러진 싸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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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쓸쓸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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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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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길
거적장사 하나 산(山)뒷 옆비탈을 오른다
아 - 따르는 사람도 없이 쓸쓸한 쓸쓸한 길이다
산(山) 가마귀만 울며 날고
도적갠가 개 하나 어정어정 떠러간다
이스라치전이 드나 머루전이 드나
수리취 땅버들의 하이얀 복이 서러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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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산(山)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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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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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山) 비
산(山) 뽕잎에 빗방울이 친다
멧비둘기가 난다
나무등걸에서 자벌기가 고개를 들었다 멧비둘기 켠을 본다
자벌기 : 자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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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청시(靑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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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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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시(靑枾)
별 많은 밤
하누바람이 불어서
푸른 감이 떨어진다 개가 즞는다
하누바람 : 하늬바람. 농가나 어촌에서 북풍을 이르는 말. 강원도에서는 서풍을 이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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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흰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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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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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밤
옛성(城)의 돌담에 달이 올랐다
묵은 초가지붕에 박이
또 하나 달같이 하이얗게 밫난다
언젠가 마을에서 수절과부 하나가 목을 매여 죽은 밤도 이러한 밤이었다
(1935년 11월 「朝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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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광원(曠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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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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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원(曠原)
흙꽃 이는 이른 봄의 무연한 벌을경편철도(輕便鐵道)가 노새의 맘을 먹고 지나간다
멀리 바다가 뵈이는가정거장(假停車場)도 없는 벌판에서차(車)는 머물고젊은 새악시 둘이 나린다
광원 : 넓은 평원. 흙꽃 : 흙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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