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덩이라는 곳
 

어스름저녁 국수당 돌각담의 수무나무 가지에 녀귀의 탱을 걸고 나물매 갖추어놓고 비난수를 하는 젊은 새악시들
ㅡ 잘 먹고 가라 서리서리 물러가라 네 소원 풀었으니 다시 침노 말아라

벌개늪녘에서 바리깨를 뚜드리는 쇳소리가 나면 누가 눈을 앓어서 부증이 나서 찰거마리를 부르는 것이다
마을에서는 피성한 눈슭에 저린 팔다리에 거마리를 붙인다

여우가 우는 밤이면
잠 없는 노친네들은 일어나 팥을 깔이며 방뇨를 한다
여우가 주둥이를 향하고 우는 집에서는 다음날 으레히 흉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국수당 : 마을의 본향당신(부락 수호신)을 모신 집. 서낭당.
녀귀 : 여귀(麗鬼). 못된 돌림병에 죽은 사람의 귀신. 제사를 받지 못하는 귀신.
나물매 : 나물과 밥.
비난수 : 귀신의 원혼을 달래주며 비는 말과 행위.
서리서리 : 여기저기 사려놓은 모양. 또는 사려 있는 모양.
벌개눞 : 뻘건 빛깔의 이끼가 덮여 있는 오래된 늪.
바리깨 : 주발 뚜껑.
부증 : 심장병, 신장병, 국부, 혈액순환부족 등으로 전신 또는 국부의 몸이 퉁퉁 붓는 병. 부종(浮腫)
피성한 : 피멍이 크게 든.
눈숡 : 눈시울. 눈의 언저리의 속눈썹이 난 곳.
팥을 깔이며 : 햇볕에 말리려고 멍석 위에 널어둔 팥의 손으로 이리저리 쓸어 모으거나 펴는 것을 말함. 여기서는 오줌 누는 소리에 비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