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난골
 

  박을 삶는 집
  할아버지와 손자가 오른 지붕 위에 하늘빛이 진초록이다
  우물의 물이 쓸 것만 같다

  마을에서는 삼굿을 하는 날
  건넛마을서 사람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문이 왔다

  노란 싸릿잎이 한 불 깔린 토방에 햇츠ㄺ방석을 깔고
  나는 호박떡을 맛있게도 먹었다

  어치라는 산(山)새는 벌배 먹어 고웁다는 골에서 돌배 먹고 아픈 배를 아이들은
  열배 먹고 나았다고 하였다

 

삼굿 : 삼(大麻)을 벗기기 위하여 구덩이에 쪄내는 일. 구덩이를 파고 그 바닥에 솥을 걸기도 하지만, 솥 대신 돌무더기를 달군 다음 그 위에 풀을 한 겹 깔고 삼단을 세우고 위에서 물을 부어 넣어, 그 뜨거운 증기로 삼 껍질을 익히게 함.
한불 : 상당히 많은 것들이 한 표면을 덮고 있는 상태.
토방 : 마루를 놓을 수 있는 처마 밑의 땅.
햇츩방석 : 햇칡방석. 그 해에 새로 나온 칡덩굴을 엮어 만든 방석.
어치 : 까마귀과의 새. 몸길이 34cm. 비둘기보다 조금 작으며 몸은 포도색, 머리털은 적갈색임. 목소리가 고우며 다른 새들의 흉내를 잘냄.
벌배 :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야생 배.
열배 : 아직 채 익지 아니한 풋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