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오이 밭에 벌배채 통이 지는 때는
산에 오면 산 소리
벌로 오면 벌 소리

산에 오면
큰솔밭에 뻐꾸기 소리
잔솔밭에 덜거기 소리

벌로 오면
논두렁에 물닭의 소리
갈밭에 갈새 소리

산으로 오면 산이 들썩 산 소리 속에 나 홀로
벌로 오면 벌이 들썩 벌 소리 속에 나 홀로

정주(定州) 동림(東林) 구십(九十)여 리(里) 긴긴 하로 길에
산에 오면 산 소리 벌에 오면 벌 소리
적막강산에 나는 있노라


벌배채 : 들의 배추
 물닭 : 비오리. 오리과에 딸린 물새. 쇠오리와 비슷한데 좀 크고 부리는 뾰족하며, 날개는 자주색이 많아 오색이 찬란함. 원앙처럼 암수가 함께 놀고, 주로 물가나 호숫가에서 물고기, 개구리, 곤충류 따위를 잡아먹음.
 동림(東林) : 선천에 있는 지명 이름. 특히 동림폭포가 유명하다.